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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관 전 환경수도사업소장 퇴임사
박민관 전 환경수도사업소장 퇴임사
  • 박민관 전 환경수도사업소장
  • 승인 202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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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관 전 환경수도사업소장
박민관 전 환경수도사업소장

광명시청을 떠나며....

 

  2023630일 퇴직을 하는 박민관입니다. 그간의 소회 등을 마지막 글로 남기려 합니다. 저는 국가에 대한 대단한 충성심도 없는데 만 33년 공직에 있었군요.

  사실 처음 들어올 땐 아르바이트개념으로 시작했고 곧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무슨 생각으로 그러했는지 초임 때 책상 앞에 행정을 위한 행정이 아닌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자. 최소한 통장에 입금되는 만큼은 일을 하자라고 써 붙인 기억이 있습니다.

  입사해서 겪어보니 일반회사에 비해서 급여는 적지만 워라벨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그만두지 않고 다닌 게 삼십 년을 넘게 되었네요. 저는 항상 프로라는 생각으로 일을 했습니다.  잦은 인사이동이 있어도 관련된 행정법을 빠르게 숙지하여 공공의 이익을 생각했고, 억울한 사익도 없도록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초과근무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업무 특성이 아닌 이상 초과근무 할 만큼의 일 량이 되지 않았고 적은 급여에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그리했습니다.

  33년 동안 27번의 부서 이동을 하였고, 가장 짧게 근무한 것이 지도민원과 3개월입니다. 가장 길게 근무한 부서는 기후에너지과로 만 4년 있었고, 3년 있었던 인재양성팀을 제외하면 평균 근속기간이 1년 미만입니다. 이것도 나름 기록일지도요.

  어쩌거나 지금 심정은 떠난다는 두려움보다는 새롭게 시작할 인생 2막에 대한 설렘이 더 큽니다. 저와 함께 근무하신 분들 불편함이 있으셨으면 저를 반면교사로 삼아 후배들에게 그리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각자 남은 공직 후회 없는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제 경험상 파이를 나누기 위해 다투는 것보다는 파이를 키워서 나누게 되면 서로 만족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순망치한의 사지 성어를 생각하며 건투를 빕니다.

  저는 당분간 해외에 체류할 계획이며 귀국 후 시니어들이 가진 재능이나 역량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기여 법인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위법하고 부당한 권력에 대한 감시활동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과정에 여러분들을 어쩌면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자유인이지만 존재감 없이 시간만 보내는 인생 2막은 사회적 낭비이며 개인적으로도 허탈한 후반 삶이라고 생각하기에 웰다잉을 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 나가려 합니다.

 

여러분 모두, 안녕!!!

 

煮豆燃豆기 (자두연두기)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서로 삶기를 어찌 이리 급하게 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