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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제대로 하는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모처럼 제대로 하는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 선데이광명
  • 승인 2019.03.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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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덕 전 고용경제국장 위원장 선출 ‘폭넓은 의견 수렴 및 조율 돋보여’
강영배 심의위원 ‘송곳 검증’ 공무원 진땀
‘광명시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조원덕 위원장, 강영배 심의위원
‘광명시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조원덕 위원장, 강영배 심의위원

 

광명시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가 모처럼 제 역할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는 꼭 필요한 사업과 불필요한 사업을 심의해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사실상 시에서 사업을 이미 다 결정해놓다 보니 심의위 본연의 역할과 결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관련 법에는 지방보조금 예산 편성 시와 지방보조금 관련 조례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할 때, 지방의회가 발의한 지방보조금 관련 조례안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때 등에 심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가 무색하게도 그동안은 시 제안에 거수기 역할을 하고 민원의 발생 시 책임을 전가하는 도구일 뿐이었다. 특히 공모사업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토론이 이어지다 모두 원안 가결로 처리되는 일이 잦다 보니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올해 2번 진행된 장시간의 마라톤 심의위가 새삼 이목을 끌고 있다.

2월 1차 회의는 점심시간을 넘기며 오후 2시까지 진행되었으며, 1차 회의를 의식해 오후에 진행된 3월 2차 회의는 오후 2시에 시작해 5시까지 진행, 일반적인 위원회 회의가 통상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고 종료 후 자화자찬식 점심 만찬을 즐기는 데 비하면 올해 진행된 2번의 회의는 마라톤 회의로 진행된 셈이다.

지난 2월 14일 심의위 1차 회의에서는 자율방범대 역량강화 사업 700만 원, 체육 단체 스포츠 교류 1,000만 원, 자동차 정비사의 날 행사 지원 500만 원 등을 삭감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또 지난 3월 21일 진행된 2차 심의위는 월드유스비전 경기도지부 광명시지회에서 신청한 사업 중 독도 관련 사업 1,740만 원을 삭감했다.

심의위가 장시간의 심사를 벌이고 드물게 삭감에 나선 배경에는 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원덕 전 고용경제국장(2017년 퇴직)의 폭넓은 의견 수렴 및 조율이 돋보였다. 여기에 지난 1월 위촉된 강영배 위원의 날카로운 지적이 켰다.

강 위원은 “자율방범대 지원 조례상 식비 지원에 대한 근거가 없다”라며, 호되게 질책하고 나서 담당 공무원들이 진땀을 흘려야 했다.

또한, 강 위원은 “평화통일 역사 바로 알기는 월드유스비전 광명지회의 신규 사업으로 보조금 사업 3,000만 원 중에서 1,740만 원을 방문시기 접안이 힘든 독도 탐방에 할애하고 있어, 독도를 제외 일부 프로그램만 지원해 주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광명시 보조금심의위가 모처럼 제역할 찾기에 나섰으나 위원들이 연간 1,000건이 넘는 사업을 일일이 심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겉핥기식 탁상 심의’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 소액심의 제외 등 불합리한 보조금 심의를 개선하기 위한 관련 법 및 조례 개정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