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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 언년’과 ‘One of them’
‘민폐 언년’과 ‘One of them’
  • 선데이광명
  • 승인 2018.11.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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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잘 살고 있으면 안 되지..“

2010년 TV 드라마 ‘추노’ 에서 장혁의 대사다. 이는 사모하는 언년이(이다해)와의 재회를 앞둔 대길(장혁)이 송태하(오지호)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억눌려져 있던 분노를 참아내며 한 말이다.

'민폐언년', 드라마 추노에서 모든 화는 언년이로부터 비롯된다는 식의 표현이었다. '추노'에서 언년이 캐릭터를 면면히 살펴보면 타당한 결과다.

▷대길은 노비였던 언년이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양반에서 추노꾼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송태하 역시 언년에게 마음을 빼앗겨 본분을 잃었다. ▷언년을 둘러싼 죽음의 희생자들이 늘어가면서 언년은 민폐형 인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남자 주인공 두 사람의 사랑을 한 몸을 받는 유일한 여자 캐릭터가 '언년'임을 감안할 때 '언년이' 이다해는 자의든, 타의든 민폐형 인간이다. ▷드라마 ‘추노’에서 이다해는 '민폐 언년' 이전에도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화장, 노비출신에 걸 맞지 않은 발음, 특히 서구적인 미모까지도 욕을 먹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을 두고 '언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2017년 당시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밥하는 아줌마'로 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며 네티즌 사이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언년’, 사전적 해석은 “손아래의 계집아이를 귀엽게 부르는 말”이라고 나오지만 이는 봉건시대에 밥 노동을 비롯한 가사노동을 전담한 여성을 멸시하며 불렀던 이름이다.

이 의원은 최근 자유한국당 청년포럼의 초청 특강에서 "지금 상태에서 제가 그냥 입당해버리면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된다."며 '자유한국당 입당설'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의원은 “지금은 지역구나 당선에 대한 고민보다 큰 싸움을 해야 할 때”라며 “지금 보수 분열을 봉합해서 결집하지 못하면 어차피 (당선이)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모 중앙언론과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다.

내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해서 보수대통합이 현실화할 때, 이 의원이 행동에 옮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며, 보수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왜 부끄러움은 이언주 의원의 지역구인 ‘광명을’ 주민들의 몫이어야 하는가”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논평)

“왜 부끄러움은 이언주 의원의 지역구인 ‘광명을’ 주민들의 몫이어야 하는가”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논평).

이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입당하든 지역구를 영도로 바꾸든 유권자 입장에서 볼 때는 이 의원 역시 ‘원 오브 뎀’(후보 중 한 명)‘일 뿐이지만 뽑아준 지역 주민에게는 ’민폐‘를 끼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표현 이외에 더 와 닿는 표현이 있을까 싶다.

'민폐언년'과 ‘부끄러움은 ‘광명을’ 주민들의 몫, 이는 정치인로서 이언주 의원이 풀어야할 숙제이거나 뽑아준 광명(을) 시민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