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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의 니즈에 부합하는 광명심포니의 서비스
객석의 니즈에 부합하는 광명심포니의 서비스
  • 돌아온 주폭선생
  • 승인 2019.05.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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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제86회 정기연주회 ‘온 가족 행복음악회’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제86회 정기연주회 ‘온 가족 행복음악회’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제86회 정기연주회 ‘온 가족 행복음악회’ (사진제공 뉴스리얼)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단장 김승복) 제86회 정기연주회 ‘온 가족 행복음악회’가 24(금) 오후 7시 30분에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1부의 첫 곡은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대표작 중 하나인 ‘예브게니 오니겐’에 나오는 폴란드 춤곡인 ‘폴로네이즈 (Polnaise from Eugene Onegin)’를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화려하고 힘찬 트럼펫의 연주로 시작한 뒤, 현악과 관악이 더해진다. 화려함의 극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악상이 명쾌하고 흥겹다.

이어진 연주는 추모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였다. 김승복 지휘자는 “5월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아픔이기도 하다. 서로가 위로될 수 있는 추모곡을 준비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4.3 음악회에서 제주가 그랬듯이 연주가 끝난 뒤 박수 치지 않는 걸 제안하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지만, 광명심포니의 따뜻하기 그지없는 현악의 선율에 의미를 가슴에 새겨본다.

여기서부터 이날 연주의 프로그램 순서는 김승복 지휘자 맘(?)대로 뒤집혔다. 이번 연주는 ‘사랑’이라며 무도회장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춤을 청하고 두 사람이 함께 무대에서 춤을 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 곁들어지며,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 연주가 시작된다. 이 곡은 연주가 끝난 것 같다가 처음 도입부가 조용히 다시 나오는데 이 부분이 서서히 끝나야 곡이 완전히 끝난 거다. 성급히 박수를 치게 해서 관객의 민망함을 즐긴 정도로 넘어가자.

‘‘빰빰빰빠암~’ 이 선율은, 객석의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다. 결혼식이 끝나고 신랑과 신부가 퇴장할 때 항상 연주되는 곡, 이번 곡은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중 '결혼행진곡', 어쩌면 ‘온 가족 행복음악회’의 목적이다.

英로열필 데뷔한 거장이 알아본 바이올린 신동, '모차르트의 재림'이라는 찬사받는 바이올린 신동 광명출신 고소현의 협연 무대가 펼쳐진다. ‘요정에서 여신으로’, ‘신동에서 거장으로’ 같은 다소 판에 박은 수식어가 어울릴법한 연주자다. 왜 자꾸 빌데 프랑이 떠올려질까?

바이올린 신동 광명출신 고소현의 협연
바이올린 신동 고소현의 협연

 

‘intermission’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의 테마곡으로 2부의 문은 연다. 큰 소리로 잠든 귀족을 깨웠다는 일화로 유명하다는 설명이 곁들여지며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배운 놀람 교향곡이 연주된다.

“아름다운 선율의 왈츠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과서 동요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딱딱한 클래식에 갇힌 오케스트라 연주가 아니라 함께 따라 부르고 즐기는 오케스트라로 소통하는 시간”, 지난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 광명심포니 ‘찾아가는 교과서 음악회’가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객석으로 다가선다.

소프라노 정승원이 들여주는 청아한 음색의 ‘Think of me(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나가거든'의 애절하고 비통한 가사를 전달하며 객석을 숨죽이게 한다.

관객들이 따라부른 ‘네모의 꿈’, 귀에 익은 트로트에 이어 '보헤미안 랩소디'로 유명한 퀸(Queen) 메들리로 절정에 이르고 클래식 모음곡인 `Hooked On Classic`, 커튼콜 타이밍도 놓치지 않은 스트라우스의 ‘Ohne Sorgen Polka(걱정 없이)’를 마지막으로 단정하게 마감했다.

이번 연주는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디, 음울함과 화사함, 다채로움과 화려함이 모두 담겨 있었다. 여기에 광명심포니의 스토리가 단단하게 엮여 있고, 하나의 큰 흐름이라기보다는 행복과 여림이 계속해서 교차하며 파동치다가도 잦아지는, 다양한 얼굴의 음악회였다.

소프라노 정승원
소프라노 정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