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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는 가을이다
브람스는 가을이다
  • 선데이광명
  • 승인 2021.09.1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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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95회 정기연주회 ‘가을’
- 코로나 시대, 마스크 쓴 오케스트라…. 페이스북 중계로 보다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95회 정기연주회 ‘가을’

 

관악기 주자를 제외한 단원과 지휘자가 마스크를 쓴 채 무대도 거리 두기 객석도 페이스북 중계도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제95회 정기연주회 ‘가을’의 신선한 풍경이다.

글린카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 가을바람과 어울리는 경쾌함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만큼 음악회의 도입부에 잘 어울리는 곡도 드물다. 율동적인 타격에 이어 쾌속 질주하는 박자와 산뜻한 선율을 들으면 누구라도 음악회에 곧바로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드럽고 산뜻한 도입, 현의 포근하고 풍성한 음향, 김승복 지휘자와 단원들의 응집력이 음악에 그대로 드러난 연주였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의 단조 - 오케스트라와 독주 피아노의 미묘한 주고받음.

두 번째 무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가장 베토벤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조성으로 알려진 C단조로 작곡된 것으로 유명하다. 섬세한 선율과 웅장한 구도를 갖춰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협주곡 중의 하나다. 피아니스트 정소영의 피아노의 기교와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주가 전 악장을 통해 관객을 압도한다.

브람스 교향곡 4번 - 총각 귀신 브람스는 가을이다.

매우 서정적으로 시작했다. ‘어두움의 근원’, 브람스 단조 교향곡 가운데 유일하게 피날레에서 장조가 표현하는 환희로 변하지 않고 단조가 가진 우울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립되어 있고, 애수가 잠긴 듯한 느낌을 준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세련되면서도 세밀하다. 1악장, 강박이 붙어주는 악센트는 극적인 절정을 구현하려는 지휘자의 의도로 읽혔다.

청중의 이어진 갈채에 앙코르로 들려준 브람스 '헝가리 춤곡 5번' 연주회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 선곡이었다.

브람스를 평생 총각 귀신으로 살다 가게 한 슈만의 아내 클라라, “브람스는 가을이다.”

 

 

“가을의 정기연주, 그냥 음악에만 집중하는 것. 행복이다. 무대가 좋다. 앞으로 얼마큼 할 수 있을까! 함께한 친구들 응원해 주시는 이웃들. 추석 인사합니다. 메리 추석!!!”

- 김승복 단장 페이스북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