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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심포니의 새해 ‘종합선물세트’
광명심포니의 새해 ‘종합선물세트’
  • 다시 돌아온 주폭선생
  • 승인 2019.02.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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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2019 신년음악회 ‘TOMORROW’
새해 ‘종합선물세트’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2019 신년음악회 ‘TOMORROW’
새해 ‘종합선물세트’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2019 신년음악회 ‘TOMORROW’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제1번(Pomp and Circumstance March No.1)’으로 시작을 알린다. 대통령취임식도 졸업식에도 올림픽에도 심지어 결혼식장 신랑 입장에도 시작이면 반드시 나온다는 그 곡이다.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 op. 71)은 광명심포니가 선사하는 새해 선물상자 같다. 포장을 풀기만 하면 아름답고 사랑스런 선율과 1월의 크리스마스가 선물처럼 쏟아진다.

‘Miniature Overture’, '별사탕 요정의 춤'(Dance of the Sugar-Plum Fairy)이 흐르며 파티가 시작된다. 관객은 신비로운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고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은 눈으로 덮인 환상적인 일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김승복 지휘자는 소녀 클라라처럼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하지만 아쉽다. 1. Miniature Overture(작은 서곡), 3. Dance of the Sugar, 5. Arabian Dance(아라비아인의 춤), 6. Chinese Dance(중국인의 춤), 8. Waltz of the Flowers>(꽃의 왈츠).

발레도 아니니 제1곡 ~ 제15곡까지 전곡은 아니더라도 2. March, 4. Russian Dance, 7. Dance of Reed Flutes를 빼버린 광명심포니의 추림 선곡에 세련미가 못내. 5분만 더 연주하면 될 것을.

부드러우며 튀지 않고 잔잔한 다소 생소한 악기 유포늄 솔로. 호두까기 인형으로 눈 날리는 짧은 겨울 속에서 이제 부드럽고 따뜻한 봄날을 즐기려 걷는 산책길이다. 은은하고 우아한 냄새를 풍기는 누군가가 옆을 지나가더니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 구절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가 떠오르더니만 발랄함에 자유로움을 불어넣으며 1부 연주를 마무리한다.

딴 따라다라 딴.딴.딴-딴 따라다라 딴.딴.딴.

얼마 전 지인이 달았다는 콘덴싱 보일러가 떠오른다. 너 참 오랜만이다. 로시니가 작곡한 ‘William Tell Overture(빌헬름 텔 서곡)’으로 2부 공연을 시작한다. 신랑이 입장하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더니 봄이 오고 이제는 힘차게 행진하는 모습이 빠르게 그려진다.

'이탈리아 거리의 노래(Italian street song)' 를 소리 높여 부를 때는 청중은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을 뒤흔드는 카운터 테너 그룹 지그리심의 노래에 전율했다. Nella Fantasia(넬라판타지아)의 식상함(남들이 다 들으면 듣지 않는다) 속에도 청량제와 같은 느낌을 주는 그들의 목소리가 객석을 압도했다.

Hymn to the sun(태양의찬가)로 마지막 페스티벌 절정을 이뤘다.

오케스트라 심포니 연주와 발레곡, 유포늄 솔로, 성악곡 등을 아우른 이번 연주는 광명심포니가 선사한 ‘클래식 종합선물 세트’였다.

(좌로부터) 박민관 기후에너지과장 직무대행, 조미수 광명시의회 의장, 신지희 여사, 박승원 광명시장, 한주원 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