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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에 대한 오해와 편견, 이제 내려놓을 때
중2에 대한 오해와 편견, 이제 내려놓을 때
  • 선데이광명
  • 승인 2021.03.1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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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문화, 부정적 시각 벗어나 다층적 측면에서 파악해야

 

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은 중학생 문화를 중2병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틀에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내부자적 관점에서 규명한 「중학생의 생활과 문화 연구」(연구책임 조윤정 연구위원)를 발간하였다.

중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학생들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교사 또는 학부모가 중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 간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었다. 중학생에 대한 주체 간 인식의 차이를 살펴보면, 학생, 학부모의 경우 학생이 온라인상의 그룹에 대한 소속감보다는 학교나 학급에 대한 소속감이 높을 것이라고 인식하였지만(학생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6.8%, 학부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12.3%), 교사는 응답자의 64.2%가 중학생들이 온라인상 그룹에 대한 소속감이 더 강할 것으로 인식하였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는 인터넷을 통해 본 정보를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말씀보다 신뢰한다는 비율이 낮게 나타났으나(학생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6.3%, 학부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 14.2%), 교사는 응답자의 57.4%가 선생님이나 부모님보다도 인터넷 정보를 더 신뢰한다고 인식하였다.

아울러 관심분야에 대해서도 학생과 학부모는 성적・학업 문제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나(학생의 경우 36.8%가, 학부모의 경우 33.3%가 각각 성적・학업 문제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짐), 교사는 44.4%가 중학생들이 친구 관계에 관심이 더 많다고 응답하였다.

흔히 중학생들은 온라인세계에 더 소속감을 느끼고 오프라인세계보다 온라인세계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중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 간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중학생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내려놓고 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주체 간 인식의 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설문조사와 함께 연구 참여자 27명(중학생 17명 포함, 교사, 학부모, 청년, 대학생 및 고등학생도 참여)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한 후 중학생들의 가치체계와 문화주제를 대립되는 주제어로 도출하였다. 질적 연구결과 중학생들이 경험하는 문화는 무리 짓기와 구별 짓기, 연결과 차단, 수동성과 주도성, 환상과 현실, 표현과 자기 감추기, 똑똑함과 멍청함, 수평과 수직 등 두 세계 간의 긴장과 모순을 통해 드러났다.

연구책임자인 조윤정 연구위원은 중학생의 문화 연구를 통해 중학생들은 두 세계 간의 긴장과 충돌을 극복하고 해소하면서 성장하고 있었으며 통합적인 정체성을 구현해 가는 과정이 그들의 성장과정이라는 것을 규명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중학생들의 어느 한 측면, 특히 부정적 측면을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고 두 세계의 작용과 반작용을 통해 자기평형(自己平衡)의 지점을 찾아가는 그들의 성장과정을 지원하고 응원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아울러 중학생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중학생에 대한 부정적 통념은 외부자적 시각에서 형성된 것으로 내부자적 관점에서 중학생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한 중학생의 생활세계는 그들의 질서체계에 따라 구성된 세계이므로 타자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즉 기성세대의 오해와 편견에 치우친 관점으로 중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

둘째, 이 연구에서 중학생 문화를 내부자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도출한 주제어 또한 중학생을 재단하는 고정적인 틀로 활용하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학생들은 학생 개인의 특성에 따라, 또한 한 개인의 경우에도 맥락이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속성과 양상을 나타내는 다층적이고 복잡다단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중학생들이 상호 모순되는 행동과 전략을 통해 정체성을 탐색, 확립하며 자기평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주도성이다. 미래역량으로서 중요하게 자리매김 되고 있는 주도성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학생들이 더욱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며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주도성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중학생의 생활과 문화 연구] 연구 개요

 

연구개요

중학생들의 일상생활을 파악하고, 중학생들의 삶과 문화 속에서 나타나는 가치체계와 문화주제를 규명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경기도 전체 중학교 629개교의 약 9%에 해당되는 56개교를 표집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를 통해 중학생의 학습, 친구 및 가족관계, 디지털 생활, 삶의 만족도와 자아정체성, 소비생활과 외모, 진로와 직업, 사회참여 등을 중심으로 중학생의 생활과 인식 전반에 관해 살펴보았다. 아울러 중학생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중학생과 중학교 교사, 학부모, 청년, 고등학생, 연구자 등 총 27명을 대상으로 한 면담을 실시한 후 중학생의 가치체계와 문화주제를 도출하였다. 중학생들이 경험하는 문화는 무리 짓기와 구별 짓기, 연결과 차단, 수동성과 주도성, 환상과 현실, 표현과 자기 감추기, 똑똑함과 멍청함, 수평과 수직 등, 두 세계 간의 긴장과 모순을 통해 드러났다.

연구책임 : 조윤정 연구위원

연구기간 : 2020. 3. ~ 10.

 

연구내용

 

1. 설문조사 결과

 

중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성적학업문제 36.8%, 진로문제 27.6%, 친구관계 9.0%, 자신의 외모 5.9% 순으로 나타났으며, 관심분야가 없다고 응답한 학생도 12.1%였다. 중학생들이 학교가 끝난 후의 생활을 어떻게 보내는지 일주일을 기준으로 질문한 결과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8.51시간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사교육을 받는 시간이 7.94시간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학교 밖에서 친구를 만나서 노는 시간(3.19시간)과 운동 및 신체활동 시간(1.96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독서하는 시간은 1.19시간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는 시간(2.55시간)과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 시간(2.06시간)을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시간(8.51시간)을 합하면 스마트폰과 함께 인터넷, PC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며 보내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디지털 세대답게 응답자의 38.4%SNS에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능력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SNS 소통능력을 미래역량으로까지 인식하지 않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관점을 나타내었다. 또한 중학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관계에 있어서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었는데 친구관계로 인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3.8%에 달했다. 또한 친밀한 감정은 없더라도 전략적으로 학교에서 같이 다니는 친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35.2%에 달해 이전과는 다른 친구관계 맺기의 양상을 보여준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 현재 중학생들은 공부나 학교성적의 중요성을 낮게 인식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설문조사 결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학교성적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57.7%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부 잘하는 아이가 부럽다는 문항에 그렇다 이상으로 응답한 비율도 65.1%로 나타났다. 학교성적을 중시하는 경향은 사교육에 경도되는 현상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62.5%로 높게 나타났다.

 

2. 질적 연구결과

 

이 연구에서는 설문조사와 함께 연구 참여자 27(중학생 17명을 포함하여 교사, 학부모, 청년, 대학생 및 고등학생이 참여함)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한 후 중학생들의 가치체계와 문화주제를 대립되는 주제어로 도출하였다. 질적 연구결과 중학생들이 경험하는 문화는 다음과 같이 무리 짓기와 구별 짓기, 연결과 차단, 수동성과 주도성, 환상과 현실, 표현과 자기 감추기, 똑똑함과 멍청함, 수평과 수직 등, 두 세계 간의 긴장과 모순 속에서 나타났다.

 

 

무리짓기와 구별짓기

·무리짓기:“혼자 있는 건 너무 찐따 같으니까...”

무리짓기는 청소년들이 또래들이 만드는 무리에 적극적으로 소속되려는 것을 나타냄.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확인하고 유지하며, 무리를 통해 인정되는 행동이 중학생 사회적 행동의 준거점 역할을 수행함

 

· 구별짓기: “얘네는 서로가 적이에요.”

구별짓기는 서로를 구별하면서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무리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우리와 대립된 그들혹은 타인을 분리하고 배제하는 것을 의미함. 구별짓기는 세대, 성별, 좌우이념 등에 따라 나타나며 이러한 구분을 통해 자신의 성향 및 행동을 정당화함

 

연결과 차단

· 연결: “페메는 삶의 활력소에요.”

중학생들은 SNS 세계 속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넓고 얇은 인맥을 축적함

 

·차단: “은밀하고 과감하게 친구 끊기

누군가와 계속 연결되기를 바라면서도 연결의 과정 속에서 자기 노출이나 갈등이 발생할 경우 은밀하고도 과감한 차단을 통해 관계 끊기를 시도함

 

수동성과 주도성

· 수동성: “엄마한테 확인해봐야 돼요.”

중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의 삶을 중심으로 한 학업생활에서 수동적 삶의 태도를 드러냄

 

· 주도성: “그냥 그 자체가 너무 좋아요.”

중학생들의 주도성은 온라인 활동이나 또래 관계 속에서 나타남. 이들의 자기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는 부모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자율적으로 독립해가는 발달과정 속에서 나타남

 

환상과 현실

· 환상: “솔직히 막 멋있잖아요.”

중학생들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나 멋진 외모에 대한 환상을 지니고 있으며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동경과 환상을 지님

 

· 현실: “2가 되면 현타가 와요.”

중학생들은 환상을 지니면서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의 현실적인 자기인식을 바탕으로 또래 속에서 평범한 학생이고 싶어 함

 

표현과 자기 감추기

·표현: “셀럽으로 살고 싶어요.”

중학생들은 비현실성과 환상, 허세와 플렉스를 바탕으로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과시적으로 드러냄. 과시적이고 과장적인 자아 표출은 욕, 혐오표현, 화장, 명품 구매 등을 통해 나타남

 

·자기 감추기: “흑역사는 지워야 돼요.”

중학생들은 과시적으로 자아를 표출하면서도 어른들의 감시와 통제로부터 차단된 자신들만의 사적인 공간과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 자기 감추기를 함. 자기 감추기는 SNS의 스토리 기능을 사용함으로써 정보 노출을 선택적으로 조절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흑역사가 될 것 같은 정보는 삭제하거나 감추는 것으로 통해 나타남

 

똑똑함과 멍청

·‘똑똑: “정보를 금방금방 찾아내요.”

Tapscott(2009)이 디지털 세대를 가장 똑똑한 세대라고 칭한 것처럼 중학생들은 학업, 진로 탐색 등의 영역에 걸쳐 디지털 기기를 적극 활용함. 또한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특징과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유연하고 폭넓은 디지털 기기 활용능력을 보여줌

 

·‘멍청: “머리가 순뇌가 되어가는 느낌이에요.”

Bauerlein(2014)이 디지털 세대가 사회적 관계에는 성공하더라도 결국 지성을 잃어버리는 가장 멍청한 세대라고 하였듯이 중학생들은 수많은 정보 속에서 보이는 대로 혹은 흘러가는 대로 두면서 순뇌가 되어가는 멍청함을 보여줌. 아울러 필터버블 속에서 확증편향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남

 

수평과 수직

·수평: “선생님에 대해서 존경심까지는 없어요.”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관계가 해체되는 사회와 학교문화의 변화 속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이행함. 중학생들에게 교사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고 교사는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기재해주는 존재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함

 

·수직: “일진한테 잘 못 보이면 학교 못 다녀요.”

교사와 학생 간에 수평적 관계가 형성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학생들 간에서는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권력관계가 공고화됨. 특히 일진 내 위계 구조 속에서 서열화된 권력관계가 심화됨

 

문화주제를 중심으로 중학생 문화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