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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글러먹은 조직문화’
결국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글러먹은 조직문화’
  • 선데이광명
  • 승인 2018.11.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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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의회와 시 집행부 간담회 술자리, 연일 지역사회 입방아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진행된 광명시의회와 시 집행부의 간담회 이후 벌어진 술자리를 놓고 연일 지역사회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문제였다. 경솔한 언행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것이었지만 다들 익숙한 듯 누구 하나 저지하는 이도 없었다고 전해진다.

선출직은 시민이 부여한 권한으로 권리를 행사하고 그런 이유로 대표로서 그들의 모든 언행은 존중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론 비난과 질책을 받기도 한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그만큼 중요한 자리에 앉은 무게감을 말해주는 것이다. 공직자도 예외일 순 없다.

2017년 연말 경남 김해시의회의 일부 시의원들이 공ㆍ사석을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반말에 김해시 공무원 노조가 발끈하고 나서며 시의원의 부족한 소양이 도마에 오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미 공사 구분도 없이 호형호제하는 관계개선에 따라 불편함이 거의 없으니 광명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우습게도 다행이다.

사실로 굳어진 소문에 의하면, 음담패설에 가까운 노래를 불러도 누구하나 재제하지 않았고, 지역사회에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해도 시의원이 국·과장을 형님이라 부르고 국·과장이 시의원을 아우로 하대하며, 술잔을 돌렸다고 전해진다. 사석에서나 있을법한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들끼리 주고받는 이른바 '복도 통신'에서나 나옴직한 수위 높은 인사 관련 표현도 나왔다고 전해진다.

또 있다. 간담회 이후 식사를 겸한 술자리 이었다고 해도 엄연히 시의회와 광명시를 대표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술이나 먹자며 뒷자리에 물러앉아 일련의 추태를 방관하는 “난 아무것도 모른다”는 간부공무원. 다수는 호프집과 노래방 2차에 동행했다.

조직 내 은밀함이 ‘너는 우리 사람’이라는 인정의 표현이었고 적극적인 동참함이 조직 내 주류집단에 손쉽게 편승하기도 한다.

시정발전을 위해서 수치심을 삼키며 갑과 을의 일그러진 욕망을 충족시켜야만 원만하게 광명시가 돌아가는 건 결코 아니다. 시민들은 그럴 때마다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조직에 대한 분노가 치밀 것이다. 글러먹은 조직문화와 뜨거웠던 자의적 갑을관계는 도대체 개선이 가능한 건지 모르겠다.

이번 논란에 대해 광명시와 광명시의회가 자성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문제지만, 어쩌면 끈적하고 질퍽했으며 거칠었으나 나만 아니면 되는 이번 술자리로 연대의식이 더욱 강화되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