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성, 주차장 그리고 함께 사는 삶의 질
도시성, 주차장 그리고 함께 사는 삶의 질
  • 황종대 광명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 승인 2019.07.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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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성, 주차장 그리고 함께 사는 삶의 질

광명시 도시재생 이야기(3)

황종대 광명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황종대 광명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지난 4월에는 시와 광명도시공사가 GM타워 사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광명시의 주차장에 대한 수요, 청년과 주거복지에 대한 철학, 지역 활성화에 대한 방향성, 그리고 공공 디벨로퍼의 역할 등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주차장 사업이 전면에 나선 것은 광명 원도심 주민들의 주차난과 주차장 수요를 말해 준다. 정부가 주도하는 도시재생 뉴딜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저층주거지역 내 주차장 확보인 것을 보더라도 도시재생에서 주차장 문제 해결을 필연적으로 우선순위에 둘 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주차문제의 해결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의 소득수준 향상으로 2019년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가구는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2대 이상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도 상당수가 된다. 도시재생에서 우리의 문제의식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충분한 차량을 보유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느냐에서 시작한다. 소방도로의 확보, 주차의 불편함으로 이한 이웃 간의 갈등, 상업지역 이용자 편의를 위한 주차 면수의 확보와 접근성 등 주차 문제는 도로 폭의 확보와도 깊은 관계를 가진다. 이면도로에 주차한 차량으로 인해 4M 도로는 의도치 않게 차 한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도로로 변신하고, 왕복1차선 도로의 1개 차선은 자연스럽게 주차장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자금을 투여하여 도로를 넓히고 주차장을 만들지만, 넓힌 도로는 차량 통행량의 증가로 정체 구간이 되고 주민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은 금새 만차가 된다.

그러나 차량을 위한 공간의 확보와 더불어 사람의 공간은 축소된다. 사실 광명음악사에서 광명초등학교로 뻗어 있는 광이로는 도로와 주차장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보행로도 턱없이 좁고 위험하다. 오리로에서 광명7동으로 이어지는 새터로 역시 보행자를 위협하는 차량을 피해 조심조심 다녀야 하는 길이다. 도로 폭의 확장은 차량과 속도의 증가로 이어지며, 보행자 특히 사회적약자의 보행에 큰 위협이 된다. 차량은 아이들의 통학로에도,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도 어김없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며, 언제 달려 나올지 모르는 차량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부모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구도 이런 도시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고 마음껏 다닐 수 있는 안전한 곳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자동차 문화는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과 생활의 윤택함을 가져왔지만, 많은 경우 도시 공동체의 안전과 함께사는 삶을 파괴하는 요소가 된다. 아울러 차량 유입의 증가는 미세먼지 증가 등 도시 공기 질의 저하를 가져오는 등 생태 환경에도 불편한 영향을 주게 된다. 일반적으로 차 운행량의 증가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공동체성과 생태성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도시와 마을 내에서 차량을 없애야 하는가? 프랑스 파리의 경우, 20여 년 전부터 도시 내 도로를 줄이고 녹지면적과 보행로, 자전거도로를 적극적으로 확충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200여 km의 자전거도로를 조성했고, 향후 1,000km 조성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니, 앞서 언급한 차 없는 이상적인 도시가 현실에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런 논의가 공론화되기 어렵고 실제 대부분의 주민 동의를 받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 바로 광명을 보행 위주의 도시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도로 주차장의 확충에 힘쓰는 동시에, 보행자와 사회적약자의 안전과 돌봄, 생태환경을 함께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도시 구조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도시의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보육과 돌봄, 사회적 약자의 배려, 공동체적 삶이 생활권 중심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물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 생활권의 중심 공간이 생태적인 질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교통은 도시적 삶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 교통의 편리함을 위해 도시 내 공동체와 함께 사는 삶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 도시에 현재 형성된 마을생활권, 즉 도시의 위계를 중심으로 도시 구조를 조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도시 구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보행과 대중교통, 자전거도로 등이 우선 고려된 후에 마을생활권 외곽에 주차장을 조성하여 차량의 흐름을 제어해야 한다.

도시는 함께 사는 곳이기 때문에 타인으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개인의 편리함이 증가할 수록 공동체적 삶은 무너질 수 밖에 없으며, 도시의 지속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 공동체가 공존할 수 있는 협약과 규범이 필요하다. 한정된 도시 공간을 함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 주체 스스로 주차공간과 보행공간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소방도로의 확보 등 지역 안전을 위한 주민 계획 수립 등의 활동도 필요하다.

광명의 원도심은 물리적인 환경 개선보다 함께 사는 삶을 추구하는 공동체 회복이 더 시급하다. 주거환경, 도로, 공원, 녹지 등은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의 활동 결과이다. 지역의 개발, 관리도 지역의 주체가 맡아야 하고, 지역 부동산의 소유와 운영도 지역이 되어야 한다. 자본이 주도한 지금까지의 왜곡된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을 개발 관리할 때, 지속 가능한 광명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을 비추는 조연이 아닌, 스스로 빛나는 주인공 광명을 위하여.